10월 20일, 코스피 3.7% 급락과 역배열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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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장, 한 줄로 말한다
외국인·기관이 동시에 던졌고, 코스피는 5,552선까지 밀리며 올해 최악의 하루를 만들었다. 패닉은 아니지만 분명한 경고음이다.
지수와 수급


코스피는 5,552.74포인트로 마감했다. 전일 대비 -3.73%다. 장중 한때 고가 5,733선에서 저가 5,493선까지 240포인트 가까이 흔들렸다. 5일선(5,710)보다 2.8% 아래고, 20일선(6,531)보다는 15%나 아래다. 60일선과 120일선까지 전부 밑에 깔려 있다. 5일선이 20일선 아래, 20일선이 60일선 아래인 완전한 역배열이다. 20일선 자체도 5거래일 전보다 꺾여 내려가는 중이니, 지금은 추세가 살아있다고 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1주일 수익률 -8%, 한 달 -17.3%, 석 달 -17.7%다. 1년 최고가(9,385pt) 대비로는 40.8% 빠졌다. RSI(14일)는 18이다. 30 밑이면 침체권인데 18이면 침체권을 한참 지나 과매도 끝자락이다. 기술적으로는 반등이 나와도 이상하지 않은 구간이다. 다만 RSI가 낮다고 바로 반등한다는 보장은 없다. 추세가 꺾인 상태에서 과매도는 더 깊은 과매도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걸 나는 여러 번 봤다.
코스닥은 781.97포인트, -3.33%다. 5일선(794)보다 1.5% 아래, 20일선(843)보다 7.3% 아래지만 60일선(815)과는 4.1% 차이라 코스피만큼 완전히 무너진 배열은 아니다. 혼조 배열이다. 3개월 수익률이 +3.8%로 플러스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코스피와 결을 달리한다. RSI는 40으로 중립권이다. 코스닥이 코스피보다는 상대적으로 체력이 남아있다는 뜻으로 읽는다.
수급을 보면 외국인·기관이 하루 종일 동시에 팔았다. 외국인 매도가 5천억대에서 1조대까지 시간대별로 커졌고, 기관도 9천억대에서 1조대 매도로 맞물렸다. 개인만 순매수로 받아낸 하루다. 외국인은 10월 들어서만 20조 원대, 연간으로는 200조 원대에 근접하는 매도를 쌓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 정도면 수급 구조 자체가 바뀐 거다. 한두 번의 반등으로 되돌릴 숫자가 아니다.
강했던 곳, 약했던 곳
오늘 가장 아픈 곳은 반도체다. 삼성전자 -2% 안팎, SK하이닉스는 한때 -5%대까지 밀렸다. 어제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8거래일 만에 반등했다는 걸 생각하면, 국내 반도체 투톱의 낙폭은 미국 흐름과 완전히 따로 놀았다. SK그룹주 전반이 LG에너지솔루션까지 포함해 유독 크게 빠졌다는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
방산·우주항공주, 조선주 낙폭이 반도체보다 더 컸다는 점도 짚고 가야 한다. 10% 넘게 빠진 종목들이 나왔다. 그동안 많이 오른 섹터일수록 되돌림이 거칠다는 걸 보여준 하루였다.
반대로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가 몰린 곳은 셀트리온, 유한양행 같은 바이오·제약주, 그리고 삼성전기·대덕전자·코리아서킷 같은 기판주, 정유주다. 로봇주는 장중 변동성이 컸지만 상대적으로 선별 강세를 보였다. 2차전지도 낙폭 과대 인식 속에 상대적으로 덜 빠지거나 반등을 시도하는 흐름이 있었다.
내가 주목한 이슈
오늘 하락의 뿌리는 국내만의 문제가 아니다. 프랑스 재정 적자와 시위로 유럽 국채 금리가 24년 만의 최고치까지 올라갔고,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도 5% 초중반까지 치솟았다. 여기에 AI 투자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이 겹치면서 메모리·반도체 전반에 할인이 들어갔다. 금리가 오르면 미래 실적을 당겨서 주는 성장주부터 맞는다. 반도체와 AI 관련주가 유독 약했던 이유다.
환율도 변수다. 원화가 강세로 돌며 1,328원대까지 내려왔는데, 이게 수출기업 실적에는 부정적으로 읽혔다. 정유주, 반도체 수출주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은 흐름이다.
고객예탁금이 6월 140조 원에서 92~93조 원 수준까지 줄었다는 점은 유동성 측면에서 내가 가장 무겁게 보는 신호다. 시장에 들어올 실탄 자체가 줄었다는 뜻이다. 이건 반등이 나와도 힘이 약할 수 있다는 근거다.
국민연금이 전자 비중을 줄이고 건설·화장품 비중을 조정하는 패시브 리밸런싱을 하고 있다는 점도 기관 매도의 배경 중 하나로 봐야 한다. 이건 단기 매매가 아니라 구조적인 흐름이라 하루 이틀에 끝날 성격이 아니다.
내일 내가 볼 것
내일은 금통위 금리 발표가 있다. 다음 주 FOMC까지 겹쳐있는 만큼, 금리 경로에 대한 코멘트 하나하나가 지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나는 코스피가 5,500선을 지켜내는지를 1차 기준선으로 본다. 오늘 장중 5,493까지 내려갔다가 종가는 5,552로 올라온 걸 보면 저가권에서 저가 매수가 들어오긴 했다. 이 자리를 다시 깨고 내려가는지, 아니면 지지하며 기간 조정으로 가는지가 중요하다.
반도체 쪽은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와 국내 삼성전자·SK하이닉스 간의 괴리가 계속되는지를 본다. 빅테크 실적 발표가 이번 주부터 다음 주까지 이어지는데, 여기서 나오는 코멘트가 AI 투자 수익성 논란을 잠재울지 더 키울지가 반도체 방향을 결정할 거다.
외국인 수급도 매일 체크해야 한다. 9주 연속 매도가 이어지는 중인데, 이게 멈추는 신호가 나오는지가 반등의 전제조건이다. 수급이 안 바뀌면 기술적 반등은 있어도 추세 전환은 아니다.
조심해라
RSI 18은 숫자만 보면 과매도의 끝자락이다. 그런데 역배열 상태에서 과매도는 반등의 신호가 아니라 ‘더 빠질 힘이 남았다’는 신호일 수도 있다. 기술적 지표 하나만 믿고 들어가는 건 위험하다.
지금처럼 외국인·기관이 동시에 던지고 변동성이 하루 4~5%씩 나오는 장에서는 레버리지, 신용매수는 절대 손대지 마라. 개인 신용융자로 버티다가 한 번의 급락에 강제청산 당하는 계좌를 나는 이런 장에서 제일 많이 본다. 실제로 오늘도 강제매매가 하루 500억 원 이상 발생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남의 일이 아니다.
비중 관리가 전부다. 지금 바닥인지 아닌지는 아무도 장담 못 한다. 나눠서 대응하고, 손절선은 미리 정해놓고, 한 종목에 몰빵하지 마라. 변동성이 큰 장일수록 살아남는 게 먼저고, 수익은 그다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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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마감 후엔 적중 결과까지 그대로 공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