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황 2026년 11월 1일

10월 31일, 5,730선 급락 마감 — AI 거품론이 지수를 흔들었다

10월 31일, 5,730선 급락 마감 핵심 요약

오늘 장, 한 줄로 말한다

AI 투자 수익성 우려가 미국을 흔들었고, 그 충격이 그대로 한국으로 넘어왔다. 코스피 3.48% 빠지고 코스닥 3.83% 빠지면서 매도사이드카까지 떴다. 10월 마지막 거래일을 이렇게 피로 마감했다.

지수와 수급

코스피 최근 1년 흐름

코스닥 최근 1년 흐름

코스피는 5,730.74pt로 마감했다. 장중 5,599pt까지 밀렸다가 겨우 반등해서 이 자리다. 5일선(5,757pt) 아래, 20일선(6,046pt) 대비 5.2% 아래, 60일선(6,509pt) 대비 12%, 120일선(7,117pt) 대비로는 19.5% 아래다. 이동평균선이 5일<20일<60일로 완전한 역배열이고, 20일선 자체도 5거래일 전보다 꺾여 내려오고 있다. 추세로 보면 아직 반등이 아니라 하락 국면의 연장이다.

다만 RSI는 37이다. 30 이하 침체권까지는 아니지만 꽤 눌린 자리다. 1개월 수익률이 -16.2%, 3개월 -13.1%다. 최근 1년 고점 대비로는 38.9% 빠진 상태고, 1년 저점 대비로는 아직 49.5% 위에 있다. 쉽게 말해 많이 빠졌지만 바닥을 논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자리다.

코스닥은 더 아프다. 724.38pt, -3.83%. 20일선(809pt) 대비 10.5% 아래, 60일선 대비 11.6% 아래, 120일선 대비 18.2% 아래. RSI 31로 코스피보다 더 눌렸다. 1주 수익률이 -3.6%로 코스피가 반등했던 지난주 흐름과도 어긋난다. 코스닥이 더 약하다는 건 중소형 성장주, 특히 반도체·2차전지 밸류체인 하단에 있는 종목들의 체력이 더 떨어졌다는 뜻이다.

수급은 외국인 매도, 기관은 삼성 그룹주 위주로 방어 매수였다. 연기금이 들어온 자금의 80% 이상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삼성전기·SK스퀘어 몇 종목에 쏠렸다는 건 시장 전체를 받치는 게 아니라 대형주 몇 개만 틀어막고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보안주 몇 개 빼고 거래 없이 하락한 종목이 2,500개 안팎이라는 건 그냥 시장 전체가 눌렸다는 얘기다.

강했던 곳, 약했던 곳

약했던 곳은 명확하다. 반도체 대형주.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필두로 미국發 충격을 고스란히 받았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7% 빠지고 인텔이 1980년 이후 최대 낙폭인 30% 폭락한 영향이 그대로 넘어왔다. 자동차도 좋지 않다. 현대제철은 매출은 늘었는데 영업이익이 줄었고 철강 부문 이익은 70% 급감했다. 중국발 전기차 저가 물량 공세가 자동차 산업 전반의 구조적 부담으로 자리잡고 있다.

강했던 곳은 보안주다. 금융권 해킹 사고가 16곳에서 확인됐고 올해 들어 해킹 시도가 4,299만 건에 달한다는 소식에 보안 관련 종목들이 급등했다. 애프터마켓에서 21% 급등한 종목도 있었다. 한화비전은 3분기 실적이 기대치를 웃돌며 보안카메라·반도체장비 사업 호조를 보여줬다. 2차전지 셀 업체와 반도체 기판주 일부도 상대적으로 버텨줬다.

내가 주목한 이슈

나는 오늘 이 장을 “AI 캡펙스 거품 논쟁이 현실로 들어온 날”이라고 본다. 알파벳이 분기 50조 가까이 투자했는데도 적자 폭이 확대됐고, 아마존 자본지출 적자가 420억 달러다. 하이퍼스케일러들이 돈을 쏟아붓는데 본업 수익성은 오히려 악화되고 있다. 이게 핵심이다. AI 투자가 매출로 이어지는 속도보다 현금이 빠져나가는 속도가 더 빠르다는 신호가 나오기 시작한 거다. 시장이 이걸 민감하게 받아들인 거고.

여기서 나는 분명히 말한다. 지금 나스닥이 20주선 근처에서 버티고 있다는 게 핵심 변곡점이다. 나스닥이 이 선을 깨고 내려가면 중장기 조정 국면으로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 한국 증시는 나스닥 없이 혼자 올라간 적이 없다. 이 전제를 깔고 다음 주를 봐야 한다.

중간선거 얘기도 나온다. 역사적으로 미국 중간선거 후 6개월~1년 S&P 500이 하락한 적이 없다는 통계, 한국 코스피도 선거 후 평균 6.3%~10% 올랐다는 통계가 있다. 참고는 하되, 나는 이걸 매수 근거로 쓰지 않는다. 과거 통계는 과거 통계다. 지금은 AI 섹터 전체의 밸류에이션과 현금흐름 우려가 선거 이벤트보다 더 큰 변수다.

내일 내가 볼 것

첫째, 나스닥이 20주선을 지키는지 못 지키는지. 이게 모든 걸 결정한다. 둘째, 10월 한국 수출입 동향 발표. 반도체·자동차 실물 경기가 숫자로 어떻게 나오는지 확인해야 한다. 셋째, AMD·팔란티어·애플 실적. AI 투자 사이클에 대한 시장의 판단이 더 굳어질지 완화될지 여기서 갈린다. 넷째, 중동 리스크와 유가. 103~104달러대 고유가가 완화되는지가 금리와 물가 전체 그림에 영향을 준다.

조심해라

오늘 같은 날 가장 위험한 건 “많이 빠졌으니까 담는다”는 생각이다. RSI가 코스피 37, 코스닥 31로 눌린 건 맞지만, 이동평균선은 완전 역배열이고 20일선도 계속 꺾이고 있다. 추세가 아직 살아있지 않다. 반등이 나오더라도 추세 전환인지 기술적 반등인지 구분해야 한다.

지금 같은 구간에서 가장 중요한 건 비중 관리다. 거래 없이 하락한 종목이 2,500개 가까이 된다는 건 유동성이 소수 대형주로만 쏠려 있다는 뜻이고, 이런 장에서 중소형주 들고 물리면 탈출이 쉽지 않다. 손절 기준은 미리 정해놓고 들어가라. 나스닥이 20주선을 깨는 순간엔 보유 비중부터 줄이는 게 맞다. 지금은 확신보다 원칙이 먼저인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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