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황 2026년 11월 5일

11월 4일, 하루에 7% 뒤흔든 미국 선거발 변동성 장세

11월 4일 핵심 요약

오늘 장, 한 줄로 말한다

하루 만에 7% 가까이 오갔다. 오전엔 3% 급등, 낮엔 4% 급락, 저녁엔 다시 플러스 전환. 이게 정상적인 장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미국 중간선거라는 메가 이벤트 하나가 하루 종일 지수를 쥐고 흔든 날이다. 결과적으로 코스피·코스닥 둘 다 플러스로 마감했지만, 이 숫자만 보고 “오늘 좋았다”고 판단하면 안 된다. 속은 완전히 뒤집어졌던 하루다.

지수와 수급

코스피 최근 1년 흐름

코스닥 최근 1년 흐름

코스피는 5,683.80포인트, 전일 대비 +0.62%로 마감했다. 그런데 당일 고가가 5,828.13, 저가가 5,421.72다. 고점과 저점 사이가 400포인트 가까이 벌어졌다. 이게 오늘 장의 진짜 얼굴이다. 종가만 보면 괜찮아 보이지만 장중엔 5,400선까지 밀렸다가 다시 올라온 거다.

위치를 보자. 5일선(5,772)보다 1.5% 아래, 20일선(5,860)보다 3.0% 아래다. 20일선은 5거래일 전보다 방향이 꺾여 내려오고 있다. 60일선과는 12.2%, 120일선과는 19.7% 차이가 난다. 이동평균선 배열이 5일<20일<60일 역배열이다. 단기·중기·장기 모두 위에서 누르고 있는 그림이란 얘기다. 최근 1주 수익률 -5.5%, 1개월 -18.1%. 이건 그냥 조정이 아니라 추세가 꺾인 구간에서 하루 반등이 나온 걸로 봐야 한다. RSI는 53으로 중립, 과열도 침체도 아니다.

코스닥은 714.95포인트, +1.50%로 코스피보다 강했다. 고가 718.34, 저가 683.66. 역시 20일선(781.47)보다 8.5% 아래, 60일선보다 12.5% 아래다. 1개월 수익률 -22.3%. 코스닥이 코스피보다 더 두들겨 맞은 자리에서 반등 폭도 더 컸다는 건, 낙폭과대 심리가 강하게 작동했다는 뜻이다. RSI 42로 침체권에 가깝다.

수급을 보면 외국인이 2조7천억 원 가까이 순매도했다. 하루 만에 이 정도 매도를 쏟아내고도 지수가 플러스로 마감한 건 기관과 개인이 받아냈기 때문이다. 연기금으로 추정되는 매수세가 장중 저점에서 들어온 흔적이 뚜렷하다. 외국인은 여전히 관망, 아니 이탈 쪽에 가깝다. 이 구도가 바뀌기 전까진 “외국인 복귀”를 섣불리 기대하지 않는다.

강했던 곳, 약했던 곳

오늘 승자는 명확하다. 2차전지, 신재생에너지(태양광·ESS), 반도체 소부장, 기판주다. 심텍, 코리아서킷 같은 기판주는 두 자릿수 상승률을 찍었다. 민주당 블루웨이브(상하원 동시 장악)가 확정되면서 친환경·그린에너지 정책 수혜 기대가 그대로 수급으로 꽂혔다. 에코프로 등 2차전지 대형주도 강세였다.

반대로 약했던 곳은 반도체 대형주, 방산주, 바이오다. 반도체는 AI 데이터센터 규제 우려로 오전에 낙폭이 컸다가 AMD 실적 호재로 오후 들어 일부 반등했다. 방산주는 블루웨이브로 국방 예산 기조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에 눌렸다. 바이오는 오늘 대폭 약세였는데, 셀트리온처럼 개별 강세 종목이 있긴 했지만 섹터 전체로는 힘을 못 썼다.

외국인은 삼성전자, LG에너지솔루션, 하이브를 팔고 HLB, 한미반도체, 두산을 샀다. 기관은 SK스퀘어, 삼성전기, 한국전력을 사고 LG에너지솔루션, 하이브를 팔았다. 외국인과 기관의 매매 종목이 겹치지 않는 지점을 눈여겨봐야 한다.

내가 주목한 이슈

오늘의 본질은 하나다.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원과 하원을 모두 가져간 블루웨이브, 시장에서는 ‘블루 싹쓸이’라고 부를 정도의 결과다. 트럼프가 결과를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정치적 불확실성 자체는 해소됐다. 그런데 시장은 이걸 바로 호재로 받아들이지 못했다. 오전엔 AI 데이터센터 규제가 강화될 수 있다는 공포에 반도체·기술주가 4%까지 급락했다가, 저녁 무렵엔 “데이터센터 산업 자체가 무너질 가능성은 낮다”는 쪽으로 심리가 돌아서면서 낙폭을 거의 다 만회했다.

이 과정에서 나온 숫자 하나는 짚고 가야 한다. 골드만삭스가 2030년 전 세계 데이터센터 용량 전망을 217GW에서 273GW로 26% 상향했다. 향후 5년 설비투자 규모를 약 8조 5천억 달러, 우리 돈으로 1,400조 원 수준으로 본다는 거다. AMD는 3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45% 늘었고 데이터센터 부문만 97% 급증했다. AI 인프라 수요 자체는 꺾이지 않았다는 근거다. 규제 우려와 실적·수요 전망이 하루 동안 줄다리기를 한 셈이다.

또 하나, 미국 10년물 금리가 4.93%까지 내려오고 달러인덱스도 약세를 보였다. 금값은 2.83% 올랐다. 정치 불확실성 해소 이후 안전자산·위험자산이 동시에 반응하는 혼란스러운 흐름이다.

내일 내가 볼 것

첫째, 외국인 수급 전환 여부다. 오늘 2조7천억 원을 판 외국인이 내일도 계속 팔면 오늘 반등은 단순 데드캣 바운스로 끝날 수 있다. 외국인 복귀의 조건은 미국 금리 안정, 환율 안정, 반도체 실적 재확인이다. 이 세 가지가 동시에 맞아떨어지는지 확인해야 한다.

둘째, 미국 선물과 반도체 지수 흐름이다. 어제 필라델피아 반도체 선물이 흔들렸던 만큼, 밤사이 미국 증시가 AI 규제 이슈를 어떻게 소화하는지가 내일 개장가를 결정할 것이다.

셋째, 20일선 회복 여부다. 코스피는 20일선까지 3.0%, 코스닥은 8.5% 떨어져 있다. 역배열이 유지되는 한 추세 반등이라고 부르기는 이르다. 오늘 같은 급등락이 하루 더 반복되는지, 아니면 진정되는지를 봐야 한다.

조심해라

오늘 장중 변동폭이 7%에 육박했다. 이건 정상적인 시장이 아니라 이벤트성 변동성 장세다. 이런 날 추격매수 들어가면 반나절 만에 계좌가 뒤집힌다. 지수가 플러스로 마감했다고 안심하는 건 가장 위험한 착각이다. 역배열 구간에서 하루 반등 나왔다고 추세 전환으로 단정 짓지 마라. 20일선, 60일선 다 위에서 누르고 있다.

특히 오늘 많이 오른 2차전지, 태양광, 기판주는 하루 만에 급등한 종목들이다. 정책 기대감으로 오른 건 좋지만, 기대감은 숫자로 확인되기 전까진 언제든 꺼질 수 있다. 비중 싣기 전에 분할로 접근하고, 손절선은 반드시 미리 정해놓아라. 외국인이 계속 파는 시장에서 혼자 몰빵하는 건 용기가 아니라 방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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