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3일, 코스피 5,300 뚫렸다가 5,550 지켜낸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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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장, 한 줄로 말한다
새벽에 미국 반도체주가 무너지면서 코스피는 장중 5,305까지 밀렸다. 오후 들어 기관과 개인이 받아내면서 5,550으로 턴했다. 겉으로는 +0.3% 양봉이지만, 내용을 뜯어보면 아직 이긴 싸움이 아니다.
지수와 수급


코스피는 5,550.30으로 마감했다. 전일 대비 +0.30%지만 장중 저가는 5,305.98이었다. 고가와 저가 차이가 4.6%p 넘게 벌어진 날이다. 이 정도 변동성이면 하루 장이 아니라 하루에 롤러코스터 두 번 탄 거다.
더 중요한 건 위치다. 5일선(5,628)보다 1.4% 아래, 20일선(6,341)보다는 12.5% 아래다. 60일선과는 15.1%, 120일선과는 22.4% 차이가 난다. 이동평균선 배열이 5일<20일<60일, 완전한 역배열이다. 20일선도 5거래일 전보다 꺾여 내려오고 있다. 추세로 보면 아직 하락 국면 안에 있다는 뜻이다.
1개월 수익률이 -20.8%, 3개월이 -17.0%다. 한 달 만에 지수가 5분의 1 깎였다는 얘기다. 이번 달 코스피가 19% 빠졌다는 수치와도 맞아떨어진다. 다만 RSI(14일)가 19까지 내려왔다. 70 이상이 과열이면 30 이하는 침체권인데, 19는 침체권 중에서도 꽤 깊은 자리다. 그만큼 단기 반등이 나올 체력은 쌓였다는 뜻으로 본다.
코스닥은 751.69로 -1.62% 마감, 고가 753에서 저가 732까지 밀렸다가 겨우 올라온 거다. 20일선(834)보다 9.9% 아래, 1주일 수익률이 -5.4%로 코스피보다 더 가파르게 빠졌다. RSI는 27. 역시 침체권이다.
오늘 수급을 보면 외국인이 코스피에서 하루 종일 매도했다. 오전엔 8천억 원대까지 팔았고 오후에도 9,900억 원 순매도로 마감했다. 선물에서는 외국인이 매수세로 돌아섰다는 신호가 있었는데, 이건 현물 매도와 결이 다른 움직임이라 눈여겨볼 부분이다. 지수를 끌어올린 건 결국 기관과 개인이다. 기관이 코스피에서 6,800억 원대까지 순매수를 늘렸고 개인도 꾸준히 받쳤다. 거래대금은 코스피 기준 16~21조 원대로 올해 최저 수준이었다. 평소 50조 원대와 비교하면 거래가 반토막도 안 되는 수준으로 쪼그라든 날이다. 이런 날 지수가 반등했다고 추세가 바뀌었다고 보면 안 된다.
강했던 곳, 약했던 곳
반도체는 하루 종일 흔들렸다.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6.7% 급락하면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장중 5%, 3% 가까이 밀렸다. 그런데 장 막판에 SK하이닉스 솔리다임 IPO 철회 소식이 나오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SK하이닉스는 오히려 3.6% 상승 마감했다. 삼성전자는 미국 팹 장비 추가 발주 소식에도 0.4% 약세로 끝났다. 국내 반도체주가 미국 급락 대비 상대적으로 방어력을 보였다는 점은 기억해둘 만하다.
2차전지는 하루 종일 약했다. 리튬 가격이 40% 빠졌고 전기차 수요 부진까지 겹치면서 업종 전체가 2% 이상 밀렸다. 주중 후반 차익 실현까지 나오면서 추가 하락 압력이 더해진 모습이다.
반면 보안주는 하루 종일 강했다. 테마성 수급이 꾸준히 붙었다. 바이오는 선별적으로 반등했는데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법원 결정과 3분기 실적 기대로 6.8% 급등하면서 눈에 띄었다. 폴더블폰 관련주는 애플 폴더블 국내 정식 발매 소식에 검색량이 260% 뛰었다는 얘기가 돌면서 반등했다. 오세훈 관련주도 급등했고, 로봇·Physical AI 테마는 반도체가 흔들리는 와중에도 상대적으로 꿋꿋했다.
내가 주목한 이슈
오늘 가장 크게 본 건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다. 5%를 넘보다가 4.9%대까지 급락했다. 이게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보여주는 신호다. AI 반도체 투자 수익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면서 자금이 채권과 엔화로 도망갔다는 게 오늘 글로벌 장의 핵심 줄기다. 메타, 텍사스 인스트루먼츠 가이던스 부진이 불씨를 댕겼고, 여기에 AI 공급과잉 우려까지 겹쳤다.
중동 리스크도 빼놓을 수 없다. 브렌트유가 113달러까지, WTI도 100달러를 넘기며 올라왔다. 이란 공격 재개 우려와 리비아 송유관 폐쇄가 원인으로 꼽혔다. 유가 상승은 물가와 금리에 다시 부담을 주는 요인이라 가볍게 볼 게 아니다.
SK하이닉스 솔리다임 상장 철회는 오늘 하루 지수 흐름을 바꾼 결정적 이벤트였다. 이게 없었으면 코스피가 5,300선을 지켰을지 장담 못 한다. 다만 이건 개별 호재지 시장 전체의 체력이 좋아진 신호는 아니다.
내일 내가 볼 것
다음 주 실적 발표가 진짜 변수다. MS, 아마존, 알파벳이 29~30일에, SK하이닉스는 30일 새벽에 실적을 낸다. AI 투자가 돈이 되는지 안 되는지에 대한 시장의 불안은 이 실적들에서 어느 정도 답이 나올 거다.
지수 자리로는 코스피 5,300선 사수 여부, 그리고 5일선 5,628 회복 여부를 본다. 역배열이 꺾이려면 최소한 5일선부터 뚫고 올라서야 한다. 지금은 그 밑이다. RSI가 과매도 깊은 구간까지 왔기 때문에 기술적 반등 자체는 나올 수 있다고 본다. 다만 그게 추세 전환인지, 단순 데드캣인지는 거래대금과 외국인 매도 강도로 구분해야 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휴전 회담 가능성도 지켜본다. 10월 말에서 11월 사이 트럼프 중재로 재개될 수 있다는 얘기가 있는데, 성사되면 건설주 등 전쟁 관련주 흐름이 바뀔 수 있다.
조심해라
지금 코스피는 20일, 60일, 120일선 모두 아래에 깔려 있는 역배열 구간이다. RSI가 과매도라고 바로 사도 되는 자리가 아니다. 과매도는 더 깊은 과매도로 갈 수 있다. 한 달 새 20% 가까이 빠진 지수다.
거래대금이 올해 최저 수준까지 쪼그라들었다는 건 시장 참여자들이 확신 없이 관망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런 장에서 오늘 같은 급반등을 보고 베팅을 키우면 다음 급락에 그대로 당한다. 헤지펀드 레버리지가 역대급으로 높다는 얘기도 돌고 있다. 레버리지가 쌓인 시장은 작은 뉴스에도 양방향으로 크게 튄다.
개인 예탁금이 90조 원 아래로 9개월 만에 떨어졌고 신용융자 잔고도 줄고 있다. 빚내서 버티던 계좌들이 정리되고 있다는 신호다. 지금은 분할 대응, 손절선 명확히, 비중 관리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구간이다. 반등에 흥분하지 말고 내 계좌의 리스크부터 먼저 점검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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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마감 후엔 적중 결과까지 그대로 공개합니다.